선택적 투고, 그리고 나의 글쓰기.

들어가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나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서 이렇게 기록을 남겨둔다. 아래에 기록되는 몇 가지 이유로 인하여 해당 글은 처음부터 온라인 투고를 생각하고 작성되었으며, 나름대로의 격식을 어느정도 유지한 글이다. 하지만, 별다른 퇴고를 거치지 않았다.

선택적 투고, 그리고 나의 글쓰기.

  개인적으로, 나 자신만을 위한 글쓰기를 선호한다. 의외로 많은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사담을 섞어쓰는 그런 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들면 연구자와 저널리즘, 지식 관리에 대한 철학 – 기술적인 요소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들. 이와는 반대로, 투고를 목표로 하는 글 쓰기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이는, 단순히 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대한 부담감이라기보다는, 먼저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기 때문이다.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을 쓰다보면, 그 씨앗이 자라고 자라나다보면 진한 나의 색채를 담아내는 그런 글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나의 생각을 정형화시키면서 점차 나의 삶의 철학을 나의 논지에 담아내기 시작하게 된다. 필자는 결코 글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작문적인 능력이나 관점이 나이에 맞지 않는 어린애 수준이라도, 글을 쓰는 행위 자체로 ‘내’가 ‘나’다워지는 그러한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글에는 그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지적 영역의 한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동기의 한계에 의해서도 발생되는 현상이라 생각하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고 있을때는 그걸 누군가에게 보여줄 생각을 한다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서 남겨두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글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몇몇 주제에 대해 글들이 향하는 방향과 목적이 조금은 성숙되어 지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조금 더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옛 글을 들춰보며 나의 관점을 다시한번 정리하려고 할 때마다 상당한 수준의 노력이 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번 그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 부터는 고개를 넘기 위하여 약간의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에는 조금은 공적인 일들을 만들어서 핑계삼아 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해당 주제로 발표할 기회를 찾는다거나, 전문성과 관련없는 부분인 경우 이러한 블로그에 업로드를 염두에 두고 쓰는 등의 그런 작업들을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온라인 투고를 목적으로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은 나의 내면의 타협점을 조금 더 낮추게 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바꿔말하면,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것을 염두에 둠으로 인하여 본인 스스로가 조금은 더 정리된 글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비록 필자가 나만의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몇 몇 글과 같은 경우에는 선택적 투고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고 있다. 물론, 대부분은 염두에만 둘 뿐이지 실제로 투고를 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기술적인 노트의 경우에는 시간이 되면 온라인 투고를 하자는 주의이다. 필자의 전문성과 관련된 연구결과는 학회 발표나 저널 투고등을 통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고, 그 이외에 추가적으로 필자가 작업하는 방법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 등과 같은 경우에는 약간 타협점을 높게 잡아서 블로그와 같은 곳에서 공유하는 편이다. 이는 필자의 내면에 있는 철학을 보여준다기보다는, 낮은단계나마 정리를 해 둠으로서 나중에 필요할때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끔 하는 아카이브의 역할이면서 – 선택적 투고로서 온라인에 올리기 때문에 아카이브의 주체는 개인 자료 보관함이다 – 혹시라도 가능한 피드백이 있다면, 누군가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준다면 지식의 나눔을 받을 수 있을것 같아서 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필자의 블로그에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아서 앞으로 올릴 기술 노트들은 영문 블로그를 생성할까 싶긴 하지만, 크게 시간을 투자하자는 주의는 아니라서 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왜 이런 글을, 지금 시점에서 남기는 것일까.

  본인만의 글 보다, 조금은 타협점이 낮은 수준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가 가장 큰 목적이다.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계획하는 3주간의 여행 뿐만 아니라 몇가지 지적 탐구결과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일종의 취미활동, 그리고 필자의 전문성과 관련된 부분들. 항상 그렇지만, 한 번에 모든것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론을 찾는 것 보단, 전체를 조망 한 다음 실천적인 한 걸음을 내딛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그 시작으로, 나만의 또 다른 사색기행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 남겨 보면서, 본인만을 위한 글과 투고를 염두에 둔 글들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볼 시간을 가지는게 이 글을 남기는 큰 목적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여기의 사색기행이란 이야기는 그 타치바나 다카시 선생의 사색기행이 맞다. 10여년전 우연하게 빌려본 책이, 나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그 당시 나는 몰랐던 것 같다. 여기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나에게 준 영향에 대해 기술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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