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간략화된 지식 구조
필자 개인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식구조는 어떤 배경 (context)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논리적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논리구조가 가지는 전반적인 형태는 선형적(linear)으로서 대부분의 글에서 도입하는 tree-like 구조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글의 논지를 전달하기 위해 도입하는 형태로서,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기본적인 골격이 이를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본론1, 본론2와 같이 서론이후 여러단락으로 분화할 수 있지만, 각각의 본론 역시 결론을 지지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선형 구조라 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언급만 하자면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 책이 있다고 하자: part(I, II, …) -> chapter(1, 2, …) -> section((1), (2), …) -> sub-section(a, b, …). 이 때 I-2 (part 1, chapter 2)에 해당되는 작은 tree를 part II로 이동시키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부구조에는 변동이 없다.
책이나 논문들과 같이 구조가 잘 정의된 그리고 저자가 충분히 전문성을 가지고 풀어나가는 그런 이야기들은 많은 경우 위의 선형성이 잘 지켜진다고 볼 수 있다. 잘 쓰인 책 한권을 들고 서문과 목차를 읽는 행위가 중요한 것은, 이 저자가 어떠한 철학으로 어떠한 주제를 풀어내는지 이해할 수 있는 전체적인 윤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 한 책에서 여러 주제를 풀어내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 조차도 한 가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여러 주제의 집합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방향이 해당 분야에서 충분히 구체화 되어있는 주제가 되면 독자가 손쉽게 어떠한 문제가 있고 -충분한 수준으로 된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저자는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시선을 조금 덜 가공된 지식 자료의 집합체인 위키피디아로 돌려볼까. 위키피디아는 기본적인 태생이 백과사전인데 이런 종류의 지식들은 그 목적 자체게 독자에게 해당 지식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객관성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적인 방법을 채택하여 이를 기술하는데, 이러한 방법론적인 관점은 본 글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므로 자세히 기술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객관성 및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에는 여러가지 논지가 있을 수 있으나, 새로이 글타래를 열어 기술하도록 하겠다) 위키피디아에서 가지는 특징은 각각의 wiki-word를 기본 단위로 시작해서 각 내용간에도 상호관계를 구성짓는 것이다. 문제는, 한 wiki-word내에서도 다른 wiki-words들과 여러가지 방법으로 얽히고설켜 있다보니 위에서 언급한 선형적 구조로 관계짓기는 대단히 어렵다. 이 때는 배경지식과 위키피디아에서 제공하는 책만들기 기능을 이용해 구성하면 상당한 도움을 주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본 구성의 차이로 인하여 원래의 책과 같은 내용을 구성하기는 어렵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정보의 전달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선형구조를 채택하는게 (대부분의 경우)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기본 지식단위라고 했을때, (재미있게도) 위키피디아의 기본 지식단위는 wiki-word가 아니라 각 wiki-word내에 있는 소 항목들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목적성에 따라 발생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본 글에서는 넘어가도록 하겠다.
기본적으로 여러가지 배경에 해당되는 지식단위들은 비선형(non-linear)적인 방법으로 연결되어있으나 최대한 잔가지를 제거한 채로 선형적인 방법으로 묶어놓은 경우에 우리는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향을 얻게 된다. 재미있는것은, 이런 기본단위의 크기를 줄일수록 일련의 배경에 대한 노출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지식의 전달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면에, 기본단위의 크기를 높일수록 해당 내용의 전달력은 올라가나 지식의 전체적인 불균형도[1] 역시 높아져 전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문단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바로 필자가 체계화 하고 싶은 분석 부분인데, 아무래도 새로운 글타래로 묶는게 맞다고 생각한다[2].
‘일반적’이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말이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위해서는 우리는 적절한 타협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이 타협은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결과를 내 놓을 수 있음으로 인하여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았을때, 일반화 된 방법에 비해 장기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3]. 필자는 일반화 범위는 목표로 하는 문제 범위보다 조금만 크면 된다고 생각한다. 컵 한잔 분량의 물을 담기 위해서는 컵 하나면 충분하지 굳이 대접이나 대야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혹시 모를 일들로 인해 컵이 넘침을 준비하는 것 역시 나쁘지 않으나, 시간은 늘 한정적이다 보니 적정 수준에서 나의 행동 특성을 신뢰하는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재미있는것은, 어떤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개인적 최적화과 사회 전체의 최적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글이 다른곳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였으므로 해당 글은 여기서 갈무리하도록 하겠다.
[1] 지식의 전체적인 불균형도라는 중의적인 말을 썼으나, 이는 임시적으로 사용한 어휘임. 여기에서 쓰고 싶은 단어는 굳이 이야기하자면 지식 전체의 아웃라인을 보았을때 지식과 지식간의 관계짓기가 간단한지 혹은 간단하지 않은지를 표현하고 싶은데 조금 더 길게 설명하자면, 위키피디아에서 한 항목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다른 항목들과 지적관계짓는것이 매우 힘들어지는 경우를 이야기하고 싶어함. 다만, 적절한 어휘는 무엇일까.
[2] 여기서 필자는 personal wiki를 구성하여 필자만의 지식창고를 채워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게 되면 연구의 상상력이 방법론적인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연구노트나 A4용지에 펜으로 기록한 내용을, 작은 단위로 디지털 노트로 만들고, 이들이 특정 단위로 형성되는 경우 개인용 위키페이지를 새로 만들어서 추가한다. 여기에는 emacs의 org-mode와 함께 LaTex를 이용하는데 MathJax라는 좋은 패키지로 인하여 html형태로 손쉽게 읽어낼 수 있다. org-mode의 publishing기능을 활용하면 LaTex자체의 스크립트로도 아니면 pdf로도 묶을수 있어서 가끔 공유가 필요하면 이렇게 출력해서 메일로 보내는 편이다.
[3]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일반화’작업에 대해 필자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반화 작업을 넘어선 경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시간 투자에 대한 생산성 개선이 크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는 완벽주의적성향에 대한 비판일수도 있으나, 따로 글타래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PS. 필자의 전공분야가 아니므로, 실제로 학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하는지에 대한 제반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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