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의 감정에 크게 의존하는 쉽게 망각하는 존재이다.

짧은 글쓰기가 나에게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있다. 나의 일기장에 있는 글들은 늘 흔들리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순간의 감정과 얽혀 일어나는 생각들을 어느정도 투영시켜 다음 순간에 넘겨주는 역할을 해 준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이다. 글은 복잡하게 연결된 상념들을 직관적이고 (비교적) 선형적이게 투영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투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남겨두면서 잔가지를 쳐 내는 작업들, 그리고 그 논리적인 단계를 맞추는 작업들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재차 영향을 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중요한 기회를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글을 쓰는 이유로서 지금 떠오른 생각을 또 다른 나의 삶의 순간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기본적으로 쉽게 망각하는 사람이고, 또 이 쉬운 망각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성격의 사람이다. 망각이 가지는 장점은 무궁무진 하다고 할 수 있으나 (1), 늘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삶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이 있더라도 이러한 연결고리가 약해진 다음에는 쉬이 그 다음 논지로 넘어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그 전의 연결고리가 점차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혼자읽기 위해서 쓰는 글은, 생각의 가공 단계에서도 여러가지 장점을 지니지만, 이러한 연결고리의 강화에 더없는 장점을 가진다.

(1) 현실적인 삶에서는 바로 집중력의 발휘가 아닐까 싶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또 다른 글타래를 여는게 좋을 것 같아서 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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