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오랜 시간동안 지식 관리도구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 오곤 했고, 그 중 일부는 개인의 워크플로우에 결합시키기도 했었다. 하지만, 관리도구가 복잡해질수록 그리고 사용할때의 직관성이 떨어질수록, 실질적인 생산성은 떨어졌던것 같다. 지난 경험들에서 얻은 결론은, 생산성과 관련된 도구들은[1], (i)그 목적이 명확하고, (ii) 일의 방향 및 과정에 적절해야 하고, (iii)기능이 직관적이며, (iv)신뢰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아날로그적 도구들은 이 기준에 매우 부합한다.

무언가를 할때는, 그 내용에 대해 집중을 해야 한다. 흰 종이에 연필로 계산하거나 정리하는 행위, 출력한 논문위에 펜으로 간단한 노트를 하면서 읽는것, 혹은 작은 카드에 간단히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해 두는 이러한 행위들은 일반화/자동화/재사용성의 관점에서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작업이다.[2] 하지만 이런 아날로그적인 도구의 활용은, 연구활동중에 도구의 사용으로 인한 생각의 틈을 없앨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 있다. 정말 중요한 진보는, 투자하는 시간에 선형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집중력에 크게 의존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활동은 아날로그적 활동으로 대치할 수 없다. 위에서 이야기한 아날로그적 연구활동에서 만들어진 내용들을 디지털화 된 지식조각으로 재생성 하는 과정 역시 그 대표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의 조각들과, 중간 중간 하게 되는 지식의 조각모음은 그 자체로 연구의 중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하게 되는 디지털 도구들은 그 범위와 숫자가 매우 많고 비교적 낮은 단계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목적성이 분명한 도구들만 모아놓게 되면 결과적으로 필요한 도구의 숫자가 증가한다는데에 있다. 결국 일의 방향과 과정에 적절하다는 조건으로, 일의 목적의 명확성을 조금은 완화시키는게 필요한 것 같다.

수많은 복잡성, 부가적인 기능등은 대부분의 경우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정 부가적인 기능이 필요하거나, 혹은 다양한 기능들의 집합들이 필요하다면, 결국 일의 목적, 방향, 과정등에 포함되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게도, 개개인의 기준을 만족하는 각종 생산성 도구가 의외로 많지 않다. 필자의 생각에 좋은 생산성 도구들의 조합을 찾기 힘든 이유는, 생산성 도구를 만드는 회사들은 수익을 위해 최대한 고객의 범위를 넓게 가져갈 수 있는 다목적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필요한 특정 기능에 딱 맞아떨어지면서 사용성이 좋은 도구를 발견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 여기에서 생산성 도구는, 결국 특정한 전문적인 일을 해내기 위해서 필수적인 도구를 제외한 부가적인 도구를 이야기한다.

[2] 연구와 관련된 지식의 조각들은, 결과적으로는 검색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수행하는 연구의 논지의 흐름에 맞추어 각기 다른 지식의 조각 (여러 곳에 퍼져있는 수많은 문헌과 그 속에 개인적으로 기입해둔 작은 노트들까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필자에게는 작은 단계에서의 연구에서도 지식의 조각들에 대한 디지털화가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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