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운용에서 삶의 동역학적인 모습을 비춰 보다

큰 일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자전거 타이어의 문제가 세번 발생하였다. 약 1개월의 간격에서 내 자전거의 뒤타이어, 그리고 얼마후 앞타이어의 튜브를 갈아야 만 했다. 어제밤에 딸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귀가하던도중 트레일러의 타이어 타이어 하나에 펑크가 나서, 마지막에는 끌고 오게 되었다. 오늘 새벽 일찍 패치로 막은다음,  둘째를 트레일러에 태워서 유치원을 갔다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비교적 작은 문제의 순간마다 내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는 매우 커서, 무언가 삶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마도 최근 나의 커리어 행방을 고민하고 있던 중이라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매 순간마다, 자전거 타이어 문제 하나로 인하여 출근을 못하게 되거나, 혹은 일터에서 출근도장을 찍지 않고 그냥 타이어 문제를 해결 하거나, 혹은 오늘 아침 일찍 추위를 무시하고 손전등에 의존해서 패치를 붙이거나. 자전거 하나를 운용하는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가짓수는 생각보다 다양한데, 삶에서 그 흔한 타이어 문제 하나를 배제하기가 어렵다.

평소의 삶에서 간단한 우리 가족의 스케쥴을 살펴보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아침에 트레일러에 두 아이들을 태우고, 딸아이는 학교로, 둘째는 유치원으로 데려다 주곤 한다. 둘째의 유치원은 연구센터 내에 위치해있기에, 동선이 크게 꼬이지 않는 편이다. 여기에 덧붙여, 딸아이는 학교를 마치고 스쿨버스를 타고 같은 유치원으로 오게 되는데 여기서 친구들과 놀수 있는 하는 방과후 활동을 위해서다. 그렇기에, 와이프가 자동차로 먼저 마치는 둘째를 데려가고, 이후 딸아이가 마칠 시간에 내가 데리고 퇴근하던지 혹은 와이프가 다시 와서 데려가던지 하곤 한다. 나의 일이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내가 데려가는 날은 그렇게 많지 않다. 여기에서 한 가지 연결고리가 끊어졌을때 파생되는 연쇄적인 작용은 생각보다 커서, 거기에 하루종일 매이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자전거 혹은 자동차가 문제가 되었을때는 단순히 이동만 한다는것에 상당히 큰 노력이 기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자동차 수리같은 경우에는 일정과 동선이 더욱 복잡해지므로 심적 소모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결국은, 또 다른 복잡한 면모를 보지 않더라도, 우리 가족의 삶을 살아나가게 하는데에는 늘 유기적으로 움직여나가는 복잡한 시스템에서 수많은 작고 큰 사건들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감을 잡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유지하는 노력들 그 자체는 어쩌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형태는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그 삶이 돌아갈 수 있게끔 매 순간순간 즉흥적이지만 임시방편으로 지탱할수 있는 방법론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것이 더 크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나의 삶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다른 부분들을 보지 않으며 살아왔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러한 의도적 배제는 내 삶의 한 태도가 되었는 것 같다. 하지만, 의식상의 배제는 의도치 않은 인식의 공백의 영역을 만들어주게 되었는데, 어쩌면 내 삶에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이상적이지 않은 모습들을 인지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이제는 스스로의 공백을 재 인식하고, 의도적 선택의 영역을 재 설정할 시간이라 생각한다. 사소한 노력을 조금 더 한다고 해서, 나의 중요한 생산성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의 환기는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는것 아닐까, 문득 생각이 들어 글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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