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글을 적다가, 다시금 나의 상태를 깨닫다

기차에 앉아서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다 생각에 잠기다. 나의 일상적인 글타래를 적어놓은 공간에, 짤막하게 마무리 짓지 못했던 수많은 글들이 보이다. 여기에는 내가 행하는 것들과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생각과 함께, 또한 정신적인 피로도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있다. 내가 최근에 느끼는 피로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많다. 예를들어 연구에 대한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혹은 나 스스로에 대한 또 다른 생각들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일까. 

글을 적는다는 것은 나 스스로를 다시금 읽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는 나도 잘 몰랐던 나의 생각들을 볼 수 있고, 나 스스로를 다시금 발견하게끔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스스로의 글이 더욱더 엉망이 되는 것을 살펴보며 오랫동안 글에서 손을 떼고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환경이 되던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데 힘든점이 없었는데, 일시적으로나마 이것이 고갈된 것은 나의 오랜 취미활동인 글쓰기가 정리되지 않은 산발적 형태로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는 지난 몇 개월간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나의 기록이다. 그리고 이와 흡사한 수많은 조각난 글들이 나의 다이어리 이곳저곳에 쓰여진것을 보며 지난 일년간의 나를 다시 돌아본다. 이제, 다시금 나의 생활을 할 어떠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

2024년 2월 27일, 간만에 책을 읽고 글을 쓰다

스스로의 정신이 깨어 있음을 느낀적이 얼마만의 일인지. 마냥 바쁘게 산다는 것이 나 스스로의 성과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은지도 제법 오래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한계까지 밀어부치려고 노력하는 것은 본능적인 영역인지 다시금 생각해본다.

근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고, 그 동안 내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라는 것이 억지로 붙들고 있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서는 나 자신의 역량을 집중해서 앞으로 잘 나갈 수 있을것이라 기대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렇게 생각나는데로 글을 적고 있던 시점이 얼마나 오래전이었던가. 요 근래 일년간은 e-ink 태블릿에 무언가를 적는 기분을 즐기고 있었고, 이는 또 다른 글쓰는 맛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다만, 이렇게 적어놓은 내용은 남아있더라도 거기에 대한 나의 기억은 휘발되면서 관리의 문제가 조금 존재하는것도 사실이다. 한 번쯤, 지난 일년간 적어왔던 내용들을 발굴해서 여기 서재에 올려볼 생각이다.

생각의 정리는, 매우 중요한데 가끔은 생각을 헝클으면서 그 밑에 있는 생각을 떠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막 적는 글들은 그런 경우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2023년 12월 20일, 새벽에 깨어나 간만에 이 일기장을 들추어 본다. 삶에는 모든것들이 균질하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 같다.

매 시점 마다 여러가지 일기장을 써 오곤 있었고, 최근에는 손으로 Onenote에 직접 쓰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DayOne에서 오랫동안 작성해오고 있었던 그 장점들이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사용해온 일기장의 형태와 방법론만 하더라도 여러가지 중구난방이 섞여있는데, 하물며 나의 일과 여러가지 생활모습들은 얼마나 여러가지 모습들이 섞여 있을까. 이번 한 해의 나의 삶의 궤적 역시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삶은, 특히 이번 한해는, 결코 나쁘거나 정해진 방향으로 진행된 적은 없다. 다만 그 삶이 흘러가는 모습을 특징짓기가 어려울 뿐이다.

오랫동안 긴 글을 잘 쓰지 못하였다. 이는, 아마도 나 자신의 심적인 부분에 기인했었던 것 같다. 이러한 글은 나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곤 하고, 글을 쓰는 과정 속에서 인식의 수면 안으로 내려간 생각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글을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것은, 억지로 의식의 영역 아래로 내려보냈던 그것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지 않을까.

여러 부분들이 혼재된 나의 모습 그 자체를 바라보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자체도 나의 모습과 삶이다. 

나에게 글을 쓰는 행위는 중요한 정신수양의 과정이다

이는 단순한 덜어냄의 과정을 벗어나서, 얼마나 나의 생각이 명료해질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해 준다. 지금 어제 마신 술이 나의 머리속에 미치는 영향 역시 이렇게 글로 적어보아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깊은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가져오게 위해서는 그 속까지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은, 내면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나의 내면이 얼마나 방대하고 복잡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그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모든 활동들이 일방통행적으로 나라는 사람의 표층 바깥에서만 유지되지 않는다. 이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그 행로가, 그 목적이, 그리고 그 경험이, 내면을 다양한 방법으로 바꾸곤 한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파괴적으로, 또 때로는 생각도 못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PS. 어떤 이유에서인지 워드프레스의 저자 분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재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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