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ML/AI 쪽 도구를 다루면서 느끼는 점도 많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주로 쓰나 궁금해서, 오랫동안 가입만 하고 쓰지는 않던 X계정을 통해 의사소통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써 보면서 재미있는 현상들을 발견했네요.
가장 첫인상으로는, 쏟아지는 포스트들을 보면 한없이 가볍거나 원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조금 지나니 무덤덤해지더라고요. 그냥 가던 길 가면 되는 정도의 내용이 많습니다. 다른 온라인 게시판에서 활동할 때 이런 게 있는데, 아예 SNS 쪽은 속도와 파급효과를 의식한 포스트가 많이 보이는 것 같네요. 혹은 그것보다도 그냥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은 형태도 많고요.
그런데 그 분위기 탓인지, 저 역시 자기검열이 약해지는 때도 있더라고요. 이는 장단점이 동시에 있는데, 아직까지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디지털 다이어리나 손으로 쓴 글은 참 많은데, 그중에서 이렇게 온라인에 올릴 때 여러 가지를 검토하곤 하거든요. 그러다보면 그 자체가 허들이 되는데에다가, “비전공적 글쓰기”활동은 말그대로 취미생활인데, 취미생활 자체에 문턱이 있어서 그런지 블로그는 잘 만들어두고 의외로 글은 자주 안 쓰는 기간이 길어집니다 (그 사이에도 수많은 글타래는 제 개인 노트들로 쌓여 있고요). 이는 제가 다른사람들과 잘 정리되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도움이 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적절한 의사소통은 스스로 해당 주제에 다시금 생각해보는 배경을 만들어 줍니다.
글자 수 제한은 원래 트위터에 있던 제한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X에서는 여러 가지 프리미엄 서비스로 이를 완화할 수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관심은 없어서 그대로 제한대로 진행하는데, 한글 글자 수 제한은 정말로 짧은 글로 포인트만 짚어야 한다는 느낌입니다. 이는 여러 가지 한계를 만들어주는데, 개인적으로 원래 논리의 약화를 최소화하면서, 짧게 의사를 표현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주더라고요. 동시에 아예 길게 쓰고 싶다면 여러 개의 포스트를 잇는 방법도 있지요. 물론 각 포스트가 그것만 드러내더라도 괜찮을 수 있는 게 좋긴 한데, 마음처럼 안 되지요. 그러한 제한은 재미있게도 제가 글을 쓰는 방법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 줍니다. 여러모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동시에 첫인상처럼, 온갖 쏟아지는 포스트 사이에 제 관심사의 포스트들을 들여다보면 원문과 포스트의 내용 사이의 간극과는 별개로, 생각보다 많은 질적인 자료에 노출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으로 그런 포스트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생각보다 원하던 자료들을 많이 수집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여기에는 제가 관심은 있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방법들이 많고, 세상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능력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렇게 소개된 원문이나 인용된 블로그, 소스코드, 혹은 논문 등에서 배울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상당히 좋은 작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다시금 단점이 나오는데, 보통 저는 제가 노출되는 환경을 강하게 통제하는 편이라서 취미생활을 할 때도 그 주제로만 한정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취미생활이지만,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 분야는 The Economist나 책들로. 역사나 철학에 대한 부분도 그것들과 관련된 도서들을 읽어보는 식이에요. 그러고 스스로 이런저런 정리를 해 두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편입니다. 이러한 행동을 할 때, 관심 범주에서 벗어난 것들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을 좋아해요.
SNS를 사용하면서 문제는, 스스로 의지의 시험에 들지 않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이 가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솔직히 누가 만들었든 재미있는 썰이나 짧은 동영상 클립들이 많거든요. 며칠 써 보니, 의외로 이런 것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간 관리가 조금 힘들더라고요. 이건 스스로 집중력에 대한 의지를 시험하는 것인데, 저는 이러한 의지를 제한된 자원으로 보는 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평소에 식사 조절, 운동, 관심사에 집중하는 데 쓰는 의지력을 추가로 쓰게 된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더라고요.
그래도 일단은 시도해 보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습관적으로 자주 보는것보다는,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이 때 모아둔 자료의 경우에는, X자체보다는, 단독으로 된 공간에 링크들을 따로 쌓아올려야 되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관련 자료를 참고해야 할 때 X를 거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 문화에 익숙해져 있지 않고, 원문과 다른 내용을 보면 손이 움직이는 느낌도 있고, 쏟아지는 자료들을 훑어보는게 익숙해지지는 않지만, 또 새로운 도전같은게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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