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년의 지질학적 시간, 그랜드 캐년

“Everything flows”는 유변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구절일지도 모르겠다. 원래는 성경의 구절이지만, 이를 유변학자가 가져와서는 인용하고는 Deborah number를 정의하게 된다. 그랜드캐년에 기록된 약 15억년의 지질학적 시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륙의 변화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Grand Canyon항목에서 보이는 한 모식도는 그랜드 캐년에서 보이는 암석과 지질에 따른 대략적인 역사를 보여주는데 그 시작은 약 15억년전부터이다. 이 기간은 지각이동설등으로 흔히 생각하는 대륙이 하나로 구성된 시절을 반영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지각 이동이 이루어지면서 그리고 여러가지 지질활동이 함께 겹쳐지면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그랜드캐년이 완성되게 된다. 판구조론에 대한 지질학적 시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위키피디아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South Rim에서 보이는 그랜드캐년은 약 5억년의 역사정도이다. 위 사진에서도 중앙의 협곡사이로 흐르는 콜로라도 강은 볼 수 없고, 몇몇 South Rim의 포인트에서 약간의 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보니 눈에 보이는 깊이와 너비는 그 실제에 비해 작다고 할 수 있다.

IMG_9228.jpeg그랜드캐년의 Yavapai Point에서 볼 수 있는 지질 박물관은 그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데, 위 사진은 흔히들 보는 그랜드캐년의 조감도라 볼 수 있다. 이 구석구석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가에 대해 더욱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각 지질학적 기간동안 발생한 현상과 그랜드캐년에 남아있는 요소를 볼 수 있는데, 시간관계상 대략적으로만 훑고 올 수 밖에 없었다는 것에 큰 아쉬움이 남아있다.

피닉스(Pheonix)에서 당일 투어를 신청해서 그랜드캐년에 다녀오는 일정이었다보니 시간적인 측면에서 매우 아쉬웠는데, 특히 트래킹을 해 볼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다. 위에서 광활한 협곡에 감탄하고 있다보면, 다음 사진에서 보이는 트래킹코스가 눈에 자주 들어온다. 이 길을 따라 끝에 (Plateau Point) 도달하면 콜로라도 강이 내려다보이는 협곡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상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었다.IMG_9201.jpeg

필자에게 정말로 흥미로운것은 약 15억년에 달하는 지질학적 역사를 추적하는 인류의 활동이다. 백만년도 되지않는 현생인류의 역사와 실질적으로 10의 3승에 불과한 학문적인 인류의 활동기간을 고려해보면 10의 9승에 달하는 지질역사를 어떻게 추론해 낼 수 있는 것일까. 기술적인 부분은 뒤로 한 채, 그 속에 담긴 역사의 기간 자체가 나라는 한 개인을 압도하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지질박물관의 벽면에 보면 유명한 지질학자의 사진과 함께 뉴튼의 말 한구절이 적혀 있다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 이제는 이 거인을 인간의 지성이 쌓아올린 지식의 보고라고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다. 구글 스콜라에 들어갈때마다 보는 이 구절이 이 순간만큼은 새롭게 그리고 강하게 와닿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 힘든 수준의 역사를 마주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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